그 가을, 노래가 분다버벌진트의 가을냄새 - 블루에이지(BLUEAGE)

그 가을, 노래가 분다
버벌진트의 가을냄새

The Burning
버벌진트·에디킴 노래, 버벌진트 작사·작곡
작년 가을에 발매된 에디킴(Eddy Kim)과 버벌진트(VerbalJint)의 듀엣곡. 가을냄새와 함께 찾아오는 지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한껏 표현한 곡으로 한 편의 이야기 같은 가사와 진솔하게 읊조리는 랩의 리듬이 중독성 있는 곡이다. 버벌진트의 감각적이고 젠틀한 목소리 뿐 아니라, 두 싱어송 라이터의 독특한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거리마다 색깔이 달라질 때
이럴 때면 항상
네 생각이 나니 왜

가을냄새 가을냄새
가을냄새 냄새가 나
가을냄새
가을냄새 냄새가 나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젠 없겠지 나도 알아
또 다른 인연이 오겠지만

-가사 中

가을냄새를 맡으며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다

가을냄새의 가사를 한 편의 이야기로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내 얘기 좀 들어볼래? 가을이 오면 왜 이리 센치멘탈해지는지. 신호 대기 중에 열린 차창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바람 내음이 날 자극하는 거야. 나는 내려야만 했어. 아무데나 차를 대고 걷기 시작했어. 날씨가 추워 옷깃을 여미고서 거기를 걷다보니 낯익은 풍경이 보이는 거야. 대체 왜 여기 이 길로 왔는지 나도 몰라. 거리마다 색깔이 달라질 때, 이럴 때면 왜 항상 그녀 생각이 나는 건지 모르겠어. 걷던 길이 추워지기 직전이 되면 자꾸만 그녀 생각이나. 가을 냄새 때문인가? 이상하게 난 가을이 오면 이성적인 접근이 안 돼.”
가을이 되면 코끝에 전해지는 가을냄새와 그녀에 대한 그리운 마음은 알겠는데, 나 역시 의문이 든다. 가을냄새에 뭔가가 있는 걸까?

인간의 후각

내게도 냄새에 관한 진한 기억이 있다. 바로 ‘네팔의 밤’ 냄새이다. 생전 처음으로 해외에 나갔던 그 때,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내리자마자 풍겼던 이국의 냄새는 설명할 수 없지만 또렷이 기억된다. 택시를 타고 어둔 밤길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화장실에 비치된 네팔비누에 거품을 묻혀 손을 씻었는데 그 향이 너무 강렬했다. 생전 처음 맡아본 냄새였다. 낯선 도시에 가면 사람들 사이에 나는 냄새들은 어쩌면 비누냄새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네팔의 밤을 기억할 때마다 그 비누향과 함께 네팔밤의 풍경과 그때의 감정들이 떠오른다.
후각은 오감 중에 유일하게 뇌와 직접 연결된 감각이라고 한다. 후각신경세포는 감정의 역할을 하는 편도와 학습의 역할을 하는 해마에 연결되어 있어 기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냄새는 순간의 기억을 하나로 묶고, 그 냄새를 맡으면 마치 촉매제처럼 그때의 기억을 우리 뇌에 다시 불러온다. 우리는 냄새를 인지하는 짧은 순간에도 지나간 기억과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다. 네팔의 밤을 생각하면 그 때 그 비누의 향과 함께 네팔의 풍경이 펼쳐지고, 버벌진트의 <가을냄새>에서 주인공이 거리마다 색깔이 달라질 때 지나간 사랑이 그리워지는 것은 바로 ‘냄새’ 때문이다.

 

 

 


김현청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mail: brian@hyuncheon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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