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지르잡기 23]한국 연예사는 2009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 블루에이지(BLUEAGE)

[한류지르잡기 23]
한국 연예사는 2009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한류지르잡기

5인의 동방신기 3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내다

연말이 가까워지자 일본에서는 유수의 특집 프로그램에 동방신기가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입을 타고 전해졌다. 실제로 현지 언론을 통해 이들의 출연확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11월 26일. 일본 고베월드컵기념홀에서 열린 ‘2009 베스트 히트가요제’에 드디어 동방신기 멤버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다섯 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앞서 8월 말 ‘에이네이션’ 오사카 공연 이후 3개월 만이었다.

니혼TV 방송사 주최 ‘베스트 히트가요제’는 금상, 신인상, 그랑프리 등의 상으로 구성된 역사와 시청률 면에서 손에 꼽히는 J-POP 시상식이었다. 동방신기는 이날 빅뱅과 함께 골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이 모습은 전파를 타고 일본 곳곳으로 방송되었다. 동방신기는 2005년 데뷔 후 2008년에 이어 두 번째이자 2년 연속 수상이었고, 빅뱅은 2009년 6월 메이저 데뷔 이래 5개월 만에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5인의 멤버들은 12월 2일, 후지TV가 주최한 ‘FNS 가요제’에도 출연했다. 동방신기가 이 프로그램 무대에 오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 가요제는 젊은층에게 어필하고 있는 가요제로 명망이 높았다. 한 해 동안 인기를 끌었던 아티스트를 초대해 토크와 노래로 꾸며지는 형식이었다. 이는 일본 내 한층 높아진 동방신기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외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 시킨 프로그램은 ‘NHK 홍백가합전’이었다. 한 해의 가장 마지막 날 밤 펼쳐지는 이 무대는 1974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는 물론, 전통적인 시상식의 형태를 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말 가요제였다.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인기가수들이 꾸미는 최대 규모의 음악행사인 ‘홍백가합전’에 동방신기는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출연했다. NHK가 발표한 출전 가수 명단에는 아라시, 스마프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동방신기와 함께 포진해 있었다.

5인의 동방신기 그 마지막 무대

12월 31일, 도쿄 시부야의 NHK홀. 이날로 제60회를 맞은 ‘홍백가합전’은 오후 7시15분부터 공중파와 위성을 타고 생중계되었다. NHK는 연말 최대 가요 축제의 전통을 부활시키기 위해 풍성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래의 힘은 무한대’라는 테마로 꾸며진 이날 무대는 홍팀 하마사키 아유미의 ‘Rule’과 백팀 에그자일(EXILE)의 ‘Someday’로 막을 열었다. 이어 일본 영화 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테마송 ‘노래의 힘’을 출연 가수들이 입을 모아 합창했으며, 영국 iTV ‘브리튼스 갓 탤런트’ 오디션에서 ‘I Dreamed a Dream’을 불러 스타덤에 오른 수전 보일도 무대에 올라 매혹적인 목소리를 직접 들려줬다.

동방신기는 출연진과 테마송을 합창한 뒤 오후 9시50분께 홍팀의 퍼퓸(Perfume)에 이어 30번째로 등장해 자신들의 28번째 싱글에 수록되어 있는 ‘Stand by U’를 환상적인 하모니로 불러 객석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멋지게 코너를 소화한 멤버들은 매니저와 스태프의 경호를 받으며 세트를 빠져나왔다. 몇몇 기자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이들은 좁은 복도를 재빠르게 통과했다. 취재진의 눈을 피해 다른 통로로 퇴장했던 이들은 잠시 후 백팀의 간판스타 스마프 코너에 꽃을 들고 다시 무대에 올라 히트곡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을 함께 불렀다.

방송을 마친 동방신기는 출연진 전원과 함께 뒤풀이에 참석한 뒤 곧바로 TBS-TV의 신년 카운트다운 음악프로그램인 ‘CDTV SP 프리미어 라이브’에 합류했다. 그날 밤이 5인조 동방신기의 무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최고로 기억될 2009년의 일본 성적표

동방신기는 2009년 일본 오리콘 차트를 휩쓸고 ‘꿈의 공연’이라는 도쿄돔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여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아시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동방신기는 특히 일본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정상의 자리에 수차례 올랐다.

1월에는 ‘Bolero/Kiss The Baby Sky/忘れないで’ ‘Survivor’ ‘Share The World/ウィーアー!’ ‘Stand By U’ ‘COLORS~Melody and Harmony~/Shelter(JEJUNG & YUCHUN from 東方神起)’ 등 5장의 싱글로 3번이나 오리콘 정상을 밟았다.

3월 발매된 정규 4집 <The Secret Code>와 3장의 DVD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도쿄돔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그 실황이 담긴 DVD인 ‘4th Live Tour 2009~The Secret Code – FINAL in TOKYO DOME~’를 19만장 이상 팔아치우며 오리콘 주간종합 DVD차트 1위에 올라 아시아 아티스트로서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음반 판매고에서도 쟁쟁한 아티스트를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오리콘이 2009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판매된 싱글과 음반, 그리고 DVD 등을 집계해 발표한 ‘오리콘 연간랭킹’ 아티스트별 종합판매고에 따르면 동방신기는 아라시(嵐)와 에그자일(EXILE)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4위와 5위는 인기 록그룹 비즈(B’z)와 비틀스(The Beatles)였다.

오리콘은 이 같은 성적표로 동방신기가 그해 68.9억 엔(우리 돈으로 약 903억 원)의 음반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동방신기는 일본 최대 앨범매장의 연간 최다 판매량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최대 음반매장 HMV는 동방신기 4집 <The Secret Code>가 최다 판매 음반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월 1일부터 11월 23일까지 일본에서 활동 중인 모든 가수의 단일 앨범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다.
그즈음, 국내 한 케이블방송에서는 그해 최고 매출을 보인 연예인의 순위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tvN ENEWS <블랙박스>는 30일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당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연예인을 집계해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동방신기는 비, 빅뱅,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이병헌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연예인 1위에 올랐다. 방송은 “특히 동방신기는 일본과 한국에서 900억 원이 넘는 음원 매출을 기록해 최소 1264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동방신기는 이처럼 모든 아이템을 균형 있게 소화하며 일본과 한국에서 비약적인 발전과 커다란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소속사의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계약이 소송으로 비화되며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했다.

다사다난했던 2009년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연예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해로 기억될 것은 분명했다. 소속사의 종속적이고 일방적인 계약관행에 저항한 세 젊은이의 ‘아름다운 항거’가 시작된 해로 말이다.

 

 


김현청 brian@hyuncheong.kim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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